노트 기호 정리법, 색깔 없이도 기록을 한눈에 구분하는 방법

종이 노트를 어느 정도 사용하다 보면 한 페이지 안에 여러 종류의 기록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적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쓰기도 하고, 책에서 발견한 내용을 옮겨 적은 다음 나중에 찾아볼 자료를 메모할 수도 있다. 기록할 때는 각각의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 지난 뒤 그 페이지를 다시 펼쳤을 때다.

어디까지가 할 일이고 어느 부분이 단순한 생각이었는지 바로 구분되지 않는다. 중요한 문장을 찾으려면 결국 페이지 전체를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노트 기호다. 복잡한 분류표를 만드는 대신 기록 앞에 작은 표시 하나를 붙여 내용의 성격을 알려 주는 방식이다.

노트 기호의 목적은 꾸미기가 아니라 구분이다

기호를 사용하는 이유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노트를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이 목적이라면 색상이나 그림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록을 빨리 구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기호의 종류가 적은 편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할 일 앞에는 □, 기억하고 싶은 정보에는 *, 나중에 확인할 내용에는 ?를 붙이는 식이다.

□ 우체국 들르기

  • 겨울옷 보관 전에 완전히 건조하기
    ? 다음 전시 일정 확인하기

이렇게 세 줄이 함께 적혀 있어도 각각의 역할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기호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필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검은색 볼펜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표시할 수 있다.

여러 색의 펜을 사용하는 방법도 시각적으로는 효과적이지만 기록할 때마다 정해진 색을 찾아야 한다. 외출 중이거나 다른 펜을 사용하게 되면 기존 규칙을 적용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반면 동그라미, 네모, 별표처럼 직접 그릴 수 있는 기호는 도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처음에는 세 가지 정도만 정해도 충분하다

노트 기호를 처음 만들 때 흔히 생기는 문제가 있다. 모든 상황을 미리 분류하려는 것이다.

할 일, 일정, 아이디어, 독서, 질문, 중요한 내용, 보류한 일, 구입할 것, 조사할 것처럼 각각 다른 기호를 정하다 보면 금세 종류가 늘어난다.

처음 며칠은 기억할 수 있지만 사용 빈도가 낮은 기호는 의미를 잊기 쉽다. 결국 노트 첫 페이지에 만든 범례를 계속 확인하게 된다.

기호는 설명서를 읽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편이 좋다.

처음에는 다음 세 가지 정도로 시작할 수 있다.

□ 해야 할 일

  • 기억할 내용
    ? 확인할 내용

이 세 종류만 있어도 일상적인 기록의 상당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사용하다가 정말 반복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기록이 있다면 그때 기호를 하나 추가하면 된다.

예를 들어 책을 읽으면서 인용하고 싶은 문장을 자주 기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따옴표나 ‘Q’ 같은 표시를 추가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실제 필요가 생긴 뒤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을 분류까지 처음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다.

기호는 ‘상태 변화’를 보여줄 때 더 유용하다

노트 기호는 기록의 종류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표시할 수 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가 할 일 목록이다.

처음에는 빈 네모를 사용한다.

□ 책 반납하기

일을 끝냈다면 네모 안을 체크한다.

☑ 책 반납하기

계획이 바뀌어 다음 주로 미뤘다면 화살표를 표시할 수도 있다.

→ 책 반납하기

이렇게 하면 문장을 지우지 않고도 처음에 어떤 일을 계획했고 이후 어떻게 처리했는지 흔적이 남는다.

종이 기록의 특징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디지털 할 일 관리에서는 완료한 항목이 목록에서 사라지도록 설정할 수 있지만 종이에서는 완료한 항목도 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나중에 그날 무엇을 계획했고 실제로 무엇을 처리했는지 함께 볼 수 있다.

다만 상태 표시 역시 지나치게 세분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완료’, ‘취소’, ‘연기’, ‘진행 중’, ‘다른 사람에게 전달’, ‘언젠가 할 일’처럼 상태를 너무 많이 만들면 관리가 복잡해진다.

대부분의 개인 기록에서는 완료했는지, 아직 남아 있는지 정도만 구분해도 충분하다.

별표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중요한 것이 사라진다

노트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표시 중 하나가 별표다.

중요한 문장 옆에 별표를 붙이면 페이지를 다시 펼쳤을 때 눈에 쉽게 들어온다. 하지만 거의 모든 문장에 별표를 붙이기 시작하면 표시의 의미가 약해진다.

형광펜도 마찬가지다.

책 한 페이지의 대부분에 형광펜을 칠하면 무엇이 핵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노트의 강조 표시 역시 선택적으로 사용할 때 효과가 있다.

별표를 사용할 때는 간단한 기준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 달 뒤 다시 읽어도 유용할 내용’에만 별표를 붙이는 식이다.

오늘만 필요한 정보라면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반면 앞으로 다른 기록을 작성할 때 참고하거나 다시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면 별표를 붙인다.

이렇게 하면 몇 달 뒤 노트를 빠르게 넘겨볼 때 별표가 붙은 내용만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호를 추가하는 것만큼 사용하지 않는 기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만의 기호는 익숙한 모양에서 시작한다

독특한 기호 체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미 의미가 익숙한 기호를 활용하면 별도로 외울 것이 줄어든다.

질문에는 ?, 중요한 내용에는 *, 할 일에는 □를 사용하는 이유도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전구 그림으로 표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매번 그림을 그리는 것이 번거롭다면 ‘!’ 하나로 대신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의미가 분명하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기호를 정할 때는 세 가지를 확인해 보면 좋다.

첫째, 1~2초 안에 그릴 수 있는가.

둘째, 다른 기호와 쉽게 구분되는가.

셋째, 몇 주 뒤에도 의미를 기억할 수 있는가.

세 조건을 만족한다면 실용적인 기호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호를 그리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별도의 설명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면 단순하게 바꾸는 편이 낫다.

기호 규칙은 노트 앞쪽에 한 번만 적어 둔다

아무리 단순한 기호라도 새 노트를 시작했을 때는 의미를 한 번 적어 두는 것이 편하다.

첫 페이지나 인덱스 옆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기호 안내’를 기록한다.

예를 들어 다음 정도면 충분하다.

□ 할 일
☑ 완료

  • 중요·다시 볼 내용
    ? 확인 필요
    → 다음으로 이동

노트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기호가 필요해졌다면 이곳에 추가한다.

이 방법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한 권을 다 사용한 뒤 다음 노트로 넘어갈 때 기존 규칙을 그대로 옮길지 판단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기호는 다음 노트에서 제외하고 자주 사용했던 표시만 남길 수 있다.

이렇게 몇 권을 사용하다 보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필요한 기록 체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마무리

노트 기호 정리법의 핵심은 많은 표시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기록을 다시 읽을 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각적 단서를 남기는 것이 목적이다.

처음에는 □, *, ?처럼 익숙한 기호 세 가지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이후 실제 기록에서 반복적으로 필요한 분류가 생겼을 때 하나씩 추가하면 된다.

특히 기호를 사용할 때는 ‘무엇을 표시할 것인가’뿐 아니라 ‘언제 표시하지 않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모든 문장이 중요 표시로 가득하다면 결국 아무것도 강조되지 않은 것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종이 노트의 체계는 처음부터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몇 주 동안 직접 기록하고, 불편한 부분을 발견하고, 사용하지 않는 규칙을 빼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에게 맞는 형태가 만들어진다.

다음 글에서는 기록의 범위를 조금 넓혀 종이 노트에 독서 기록을 남기는 방법을 살펴본다. 책의 내용을 길게 베껴 쓰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남기는 방법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다.

FAQ:

Q. 노트 기호는 몇 개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한가요?

정해진 숫자는 없지만 처음부터 많은 기호를 만들 필요는 없다. 할 일, 중요한 내용, 확인할 내용처럼 자주 사용하는 세 가지 정도로 시작한 뒤 실제로 반복되는 기록 유형이 있을 때 추가하는 방식이 관리하기 쉽다.

Q. 노트 기호와 색깔 구분을 함께 사용해도 되나요?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호로 기록의 종류를 구분하고 형광펜은 정말 중요한 내용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특정 색상의 펜이 없으면 기록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Q. 노트마다 기호를 다르게 사용해도 괜찮나요?

괜찮지만 여러 권을 동시에 사용한다면 같은 기호에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혼동을 만들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기본 기호는 통일하고 특정 목적의 노트에만 필요한 표시를 추가하는 방식이 비교적 관리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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