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가 보이지 않아도 시간은 흐른다, 스마트폰 시대의 시간 확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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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하기 전에 챙기는 물건을 떠올려 보면 시대에 따라 생활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손목시계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대표적인 휴대품이었다면, 지금은 손목시계를 착용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이다.

화면을 켜면 현재 시각을 바로 볼 수 있고 알람을 설정할 수 있으며, 타이머와 스톱워치도 사용할 수 있다. 해외로 이동하면 현지 시간으로 자동 변경되는 경우도 많다. 세계 여러 도시의 시간을 동시에 표시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스마트폰이 본래 '시계'라는 이름을 가진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간을 측정하고 표시하는 기능이 하나의 독립적인 물건에서 벗어나 다목적 디지털 기기의 기본 기능으로 들어간 것이다.

해시계에서 시작해 원자시계까지 살펴본 시간 측정 도구의 역사를 스마트폰까지 이어 보면,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을 맞추는 일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됐다

기계식 시계를 사용하려면 관리가 필요했다.

태엽을 감고 시계가 얼마나 빨라지거나 느려졌는지 확인한 뒤 기준이 되는 시계에 맞춰 시각을 조정해야 했다. 쿼츠 시계가 보급되면서 이런 번거로움은 크게 줄었지만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시간이 어긋났을 때 다시 맞추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스마트폰에서는 이 과정 자체를 거의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기는 통신망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간 정보를 받아 내부 시계를 기준 시간에 맞출 수 있다. 컴퓨터와 여러 디지털 장치에서는 NTP(Network Time Protocol) 같은 기술을 이용해 네트워크상의 시간 서버와 시각을 동기화하기도 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과는 단순하다.

오랜만에 스마트폰 화면을 켰는데도 시간이 맞아 있다.

하지만 그 뒤에서는 기기의 내부 시계와 외부의 기준 시간을 비교하고 오차를 조정하는 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시계를 기준에 맞췄다면 현대에는 기계가 다른 기계와 시간을 맞추는 환경이 일상화된 셈이다.

해외에 도착하면 시간이 자동으로 바뀌는 이유

비행기를 타고 다른 시간대를 사용하는 국가로 이동했을 때 스마트폰 시간이 현지 시각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전의 손목시계라면 사용자가 직접 용두나 버튼을 조작해 시각을 변경해야 했다.

스마트폰에서는 네트워크에서 제공되는 정보와 기기의 시간대 설정 등을 이용해 현지 시간대를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앞선 글에서 살펴본 두 가지 개념이 동시에 들어 있다.

하나는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마다 적용되는 시간대 정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UTC+9를 사용한다. 다른 국가로 이동해 UTC와의 차이가 다른 시간대가 적용되면 스마트폰은 그 규칙에 따라 화면에 표시하는 현지 시각을 변경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대가 달라진다고 해서 스마트폰 내부에서 시간의 흐름 자체가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은 아니다.

표시하는 현지 시간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차이를 알고 있으면 해외여행에서 날짜와 시간이 갑자기 변하는 현상도 이해하기 쉽다.

스마트폰은 여러 종류의 시간을 한곳에 모았다

예전에는 시간과 관련된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도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시각은 시계로 보고,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알람시계를 사용하며, 운동 기록에는 스톱워치를 이용할 수 있었다. 요리 시간을 재기 위해 별도의 타이머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스마트폰에서는 이 기능들이 하나의 앱이나 몇 개의 기본 기능 안에 들어간다.

현재 시각을 확인하는 시계, 정해진 시각에 알려주는 ​알람, 일정한 시간을 거꾸로 세는 ​타이머, 경과 시간을 측정하는 ​스톱워치, 다른 지역의 현재 시각을 확인하는 ​세계시계를 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능을 하나씩 살펴보면 완전히 새로운 발명품만 모여 있는 것은 아니다.

알람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스톱워치 역시 스마트폰보다 훨씬 이전에 사용됐다.

스마트폰이 만든 중요한 변화는 이런 기능을 하나의 휴대용 디지털 환경에 통합했다는 데 있다.

별도의 시간 측정 도구를 여러 개 가지고 있지 않아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계를 보는 횟수보다 알림을 받는 횟수가 중요해졌다

스마트폰 이전의 시계는 대체로 사용자가 먼저 확인해야 했다.

"지금 몇 시지?"

궁금해진 사람이 손목을 보거나 시계를 꺼내 확인한다.

스마트폰에서는 반대 방향의 행동이 크게 늘었다.

기기가 먼저 사용자에게 시간을 알려준다.

오전 7시가 되면 알람이 울리고, 회의 10분 전에는 일정 알림이 나타나며, 설정한 타이머가 끝나면 소리나 진동으로 알려준다.

즉, 사용자가 계속 시계를 확인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기기가 알려주는 방식이 일상적으로 활용된다.

직접 하루 동안 시간을 확인하는 행동을 관찰해 보면 이 차이가 꽤 선명하다.

약속이 오후 3시에 있다고 해서 오후 내내 시계를 바라보고 있을 필요는 없다. 미리 알림을 설정해 두고 다른 일을 하다가 알림이 나타났을 때 준비할 수 있다.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현재 시각 확인'에서 '미래의 특정 시각을 예약하고 통지받기'로 확장된 것이다.

이런 기능은 일정 관리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과거의 달력과 시계가 서로 다른 도구였다면 스마트폰에서는 캘린더와 시계, 알림 기능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

시간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행동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정보가 된 셈이다.

정확한 시간을 쓰면서도 시계의 존재는 덜 의식한다

시간 측정 도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가지 역설적인 변화가 보인다.

현대인은 과거보다 훨씬 정확한 시간 체계를 사용한다.

그런데 그 시간을 만드는 과정은 오히려 덜 의식한다.

해시계를 사용할 때는 그림자의 위치를 직접 살펴봐야 했다. 물시계에서는 물이 흐르는 모습을 이용했고, 기계식 시계에서는 태엽을 감는 행동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에서는 화면 오른쪽 위에 작은 숫자로 시간이 표시될 뿐이다.

사용자는 그 숫자가 어디에서 왔는지 몰라도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다.

스마트폰의 시간은 통신, 컴퓨터 시스템, 국제 표준시간, 시간대 데이터 등 보이지 않는 기술적 기반과 연결되어 있다.

시간 측정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단순하게 보이는 것이다.

버튼 하나를 누르거나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정확한 시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손목시계를 완전히 없애지는 않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니 손목시계는 사라졌어야 할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의 보급은 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손목시계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유는 시간 확인 기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손목시계는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빠르게 시간을 볼 수 있고, 패션이나 디자인의 일부로 착용할 수도 있다. 기계식 시계의 구조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 스마트워치라는 새로운 형태까지 등장했다.

스마트워치는 전통적인 손목시계의 착용 위치와 스마트폰 시대의 디지털 기능을 결합한다.

화면에 시침과 분침을 표시하면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전자적으로 시간을 처리한다. 알림과 타이머, 일정 등 다양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새로운 시간 측정 기술이 등장한다고 해서 이전 방식이 항상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시계는 교육이나 조형물에서 볼 수 있고, 기계식 시계는 여전히 제작되며, 디지털 시계와 스마트워치도 함께 사용된다.

각 시대의 시간 측정 방식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공존하는 것이다.

해의 그림자에서 스마트폰 화면까지

이번 시리즈의 출발점은 시계가 없던 시대였다.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는 모습, 그림자의 방향과 길이, 달과 별,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며 시간의 흐름을 이해했다.

그림자를 이용한 해시계가 등장했고, 햇빛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물의 흐름을 이용하는 물시계 같은 방법도 발전했다. 모래시계는 일정한 시간 간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기계식 시계의 등장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추와 톱니바퀴, 탈진기를 이용하면서 시간을 측정하는 과정이 정교한 기계 장치 안으로 들어갔다. 시계탑은 공동체에 시간을 알렸고, 태엽의 발전은 시계를 사람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회중시계는 주머니로 들어갔고 손목시계는 몸에 착용됐다.

쿼츠 기술은 수정의 규칙적인 진동을 활용해 높은 정확도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게 했으며, 디지털 시계는 바늘 대신 숫자로 시간을 직접 표시했다.

철도와 통신은 지역마다 달랐던 시간을 통일할 필요성을 키웠다. 표준시와 시간대가 발전했고, 원자시계는 1초를 이전보다 훨씬 정밀하게 구현하는 기반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발전의 결과가 스마트폰 화면의 작은 숫자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시간 측정 도구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단순히 더 멋진 시계를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언제인지 알고, 다른 사람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필요한 순간에 그 정보를 쉽게 사용하는 것.

그 목적은 수천 년 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이다.

한때 하늘과 그림자를 바라봐야 알 수 있었던 시간이 이제는 주머니 속 기기가 자동으로 계산하고 동기화해 보여주는 정보가 됐다.

평소 스마트폰 화면에서 무심코 시간을 확인할 때 한 번쯤 그 숫자 뒤에 있는 긴 역사를 떠올려 보면, 너무 익숙했던 '현재 시각'도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FAQ

Q1. 스마트폰은 인터넷이 끊기면 시간을 표시하지 못하나요?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에는 자체적으로 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시계 기능이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연결이 끊겨도 시간을 계속 표시할 수 있다. 다만 장기간 외부 시간 기준과 동기화하지 않으면 기기 상태에 따라 조금씩 오차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Q2. 스마트폰 시간이 해외에서 자동으로 바뀌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동 날짜 및 시간, 자동 시간대 같은 설정을 사용하는 경우 네트워크와 시간대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지역에 맞는 시각을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시간대를 사용하는 국가로 이동하면 사용자가 직접 시계를 조정하지 않아도 현지 시각으로 변경될 수 있다.

Q3. 스마트폰 시대에도 손목시계가 필요한가요?

필수 여부는 사용 방식에 따라 다르다. 스마트폰만으로도 현재 시각과 알람, 타이머 등 대부분의 시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손목시계는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시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으며 디자인과 착용 목적도 있어 여전히 독립적인 생활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다.